김어준의 인생이란...

 

 

제가 배낭 여행 갔을 때,

파리 대로에서 양복점을 하나 발견 했어요.

 

양복점에 걸린 양복을 보고 마치 내 것인 양 입고,

와이셔츠, 넥타이, 구두도 꺼내 신었어요.

 

 

 

이 모든 일이 30초 안에 일어났어요.

마치 맡긴 옷을 찾는 사람처럼. 후다닥!

 

근데 입고 보니 너무 멋진 겁니다. 가격을 봤는데 12만원 정도?

그 때 수중에 120만원 있었어요.

 

 

 

그래서 사려고 했는데 '0'이 하나 더 있더라고요. 120만원...

내가 태어나서 샀던 모든 옷의 가격을 합친 것보다 더 비싸요.

 

그런데 벗고 나올 수 없었어요. 거울 속에 있던 아이가 너무 멋있어.

그러고 앉아서 고민했어요. 앞으로 남은 2달의 배낭 여행.

 

 

 

남은 배낭여행 2달 동안 2만원씩 잘 쪼개 쓰면 굶지는 않겠다.

잠자리도 있을 것이다. 그렇게 쌓이는 안도감 60일치를 더합니다.

 

그 60일치 안도감으로 생기는 행복이 지금 양복 샀을 때의 행복보다 큰가?

생각해보니 아닌 것 같아요.

 

 

 

1번. 나가자.

2번. 30대가 됐을 때 돌아와서 가장 맘에 드는 양복을 사자.

3번. 앞으로 남은 배낭여행 두 달은 아직 안 왔잖아?

 

그래서 그냥 사 버렸어요. 그걸 입고 공원에서 노숙을 했습니다.

알고 보니 그 양복은 BOSS였어요.

 

 

 

다음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걱정이 되기 시작했어요.

아...좇됐다. 5만원 남았는데 어떡하지?

 

그러고 하루 숙소에 가서 잔 뒤 남은 돈을 내며 말했습니다.

역으로 가서 손님 3명을 데려오면 그 방에서 나를 재워줘라.

 

 

 

만약 5명 이상 데려오면 한사람 추가분부터 내게 커미션을 줘라.

그날 1시간 만에 제가 30명을 데려왔어요.

 

왜?

난 보스를 입었잖아.

 

 

 

1주일 사이에 관계가 역전됐어요. 호텔에서 제발 떠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.

수중에 50만원도 생겼어요. 그러자 든 생각 '네가 왜 남의 장사를 해주나?'

 

당시 동유럽 나라들의 숙소가 부족했어요.

체코로 가서 호텔에서 번 50만원 주고 1주일 집을 빌렸어요.

 

 

 

그리고 역으로 갔어요. 이번에는 동양인만 상대하지 말자.

기차에서 내린 반반한 남자를 붙잡고 먹여주고 재워줄 테니 일하라 했어요.

 

안 할 이유가 없잖아? 난 BOSS를 입었는데!

영국 친구를 고용해서 알바를 시작했는데 대박이 났어요.

 

 

 

가격이 쌌고, 젊고 이쁜 애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니까.

거기서 한달 정도 삐끼 사장을 하며 매일 잘 먹고 잘 썼죠.

 

그리고 체코를 떠나는 날.

수중에 천 만원이 남았어요.

 

 

 

이 모든 건?

BOSS 양복을 샀기 때문에 가능했어요.

 

그 이후로 지금까지 지키고 있는 원칙이 하나 있어요.

"당장 행복해 져야 한다."

 

 

 

사람들은 행복을 적금처럼 나중에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.

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습니다.

 

나중에 가서 행복해지자? 그 순간은 시간이 지나면 영원히 사라지는 거예요.

당장 행복해져야 하는 거죠.

 

 

 

계획만큼 웃긴 것도 없습니다.

계획한 대로 될 리가 없어요.

 

행복하게 닥치는 대로 살아요.

 

 

 

졸라 짧아요 인생. ㅎㅎ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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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어준 말도 틀린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. 계획한다고 계획되로 되지 않는게 인생이지.

 

현재에 충실하며 그 하나 하나의 현실 퍼즐 조각이 모여 나중에 하나의 행복이라는 완성품이 탄생하는 것 처럼.

지나간 과거 보다, 앞을 모르는 미래보다 지금 현실에 충실하는 것이 중요하다.